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학생 선교동원운동을 주도했던 학생자원자운동(SVM)은 ‘세계 복음화는 우리 세대에(World ewangelization our generation)’라는 비전을 가지고 세계 복음화에 앞장섰다. 그 결과 20세기 초 위대한 선교의 시대를 만들어 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과연 21세기를 시작한 한국 교회와 청년 학생들은 어떤 비전을 꿈꿔야 할 것인가? 아직도 세계 인구의 67%인 40억 명 이상, 6,000여 종족 이상의 미복음화 종족들이 복음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설정과 전략 그리고 헌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남은 과업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전략이 바로 ‘선교동원’이다. 과연 21세기에 전 세계적인 선교동원이 일어나고, 그 결과 모든 민족과 족속과 방언이 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리냥 예수를 찬양하는 일이 일어날 것인가? 이 일을 위해서는 아직 미복음화된 지역과 종족을 확인하고 그 곳에 복음이 구체적으로 전파되기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을 동역하는 사역이 필요하다.

선교동원의 과정과 그 문제점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교회의 선교사 발굴 과정은 대개 각 개인에게 맡겨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별한 기회에 선교에 대해 알게 되고 구체적인 정보나 도움 없이 스스로 헌신해서 선교단체를 찾아가거나 선교사를 접하면서 그들의 개인적인 도움을 받고, 교회를 찾아가 선교후원을 얻어 파송되곤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선교동원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선교 헌신자를 발굴해 낼 수도 없고, 또 선교 헌신자들도 너무나 막연한 상태에서 헌신하게 되니 잘 준비된 선교자원을 동원해 낼 수 없었다. 물론 근래에 들어 선교동원이라는 개념과 그 중요성이 소개되고 선교 헌신자 발굴을 위한 선교대회, 선교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선교헌신자들의 발굴과 훈련에 많은 진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부분의 선교동원은 선교대회 혹은 선교여행 등의 일회적이며 행사성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선교현지의 필요나 선교 헌신자들의 상황, 그리고 미래의 선교지 변화 등에 적절한 선교 헌신자를 발굴해 내는 조직적인 선교동원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현재 한국에서의 선교 헌신자 동원은 ‘선교한국대회’와 같은 사역을 통해 선교에 대한 동기부여 및 일차적 헌신자를 확보하는 데에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으나, 선교동원의 참 의미 즉 ‘하나님의 사람들이 깨어나고, 계속 발전하고 성숙해져서 세계 복음화를 위한 전략적인 사역에 참여 할 수 있을 때까지의 모든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아직 미진한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까지 한국에서의 젊은이 선교동원 사역은 ‘선교한국대회’등의 대회를 통해 학생선교단체들이 연합적으로 혹은 개별적으로 각 단체에 속한 젊은이들을 동원하는 것과, 몇몇 교회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실제적인 동원이 일어나는 것 외에는 선교동원 사역이 구체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단체에 속한 젊은이들 외에 각 지역교회에 속한 젊은이들, 신학생들, 목회자들, 청년들, 직장인들, 그리고 교회 안의 장년들 모두 선교동원의 대상이다. 선교는 단순히 선교사로 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내에서 전략가로 행정가로, 그리고 교회 안에서 각종 지원사역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선교동원은 단순히 선교지로 갈 사람을 발굴해 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교회의 구성원들이 선교에 동원되어야 한다. 선교사를 보내고 후원하는 일도 선교사로 나가는 일 이상으로 중요하고 전략적인 일이다. 따라서 선교사를 보내고 후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사람들을 동원하는 일 역시 중요한 선교동원의 한 부분이다. 예를 들면 한 지역교회의 목회자가 선교에 대한 바른 의식과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 교회의 선교동원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따라서 지역교회 목회자를 선교에 동원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선교 동원이다. 아직 한국 교회 안에 이런 의미의 총체적인 선교동원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교동원을 단순히 젊은이들을 선교 헌신자로 만드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뀌어야 한다.

선교동원은 주일학교에서부터

 먼저 선교 헌신자들을 동원하는 데 있어서 현재의 일반적인 방법인 선교대회, 선교강의 혹은 선교예배 등의 방식에서 더 나아가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회나 각 공동체에서 지속적인 선교학교를 운영한다든지, 좀더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선교동언이 일어나야 한다.

 좋은 자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선교의 개념이 주일학교에서부터 가르쳐짐으로써 선교의식이 일반화되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는 것 외에는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을 믿지만, 그렇기 때문에 복음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곳(특히 타 문화권)이 있다면 누군가가 가서 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의식이 발전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 일상적인 교육을 통해 타 문화권 선교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지속적을 교회 구성원들을 선교에 동원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동원사역이다. 또한 각 교회가 선교동원을 위한 선교학교 등을 운영함으로서 전 교인이 선교에 대해 배우고 헌신할 장을 마련해야 한다. 또 찾아가는 선교동원의 방법으로 선교동원팀들이 각 대학 또는 지역교회의 청년 대학부를 직접 방문하여 선교에 도전을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다. 전국을 순회하는 선교한국의 ‘개척선교동원팀’ 운영은 매우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헌신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사역

 한편 선고 헌신자의 경우, 일단 선교에 처음 헌신한 순간부터 선교사로 파송되어 사역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단기선교사로 나갈 경우 짧은 시간 동안 준비하여 파송되기도 하지만, 결국 보다 전략적인 장기 선교사로 준비되기까지는 남자의 경우 4~5년, 여자의 경우 2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선교 헌신자들이 잘 준비되고 양육되도록 하는 것도 선교동원의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경우 초기 선교 헌신자들이 준비 기간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선교의 비전을 잃고 탈락하게 된다. 비전의 상실, 결혼문제, 가족에 대한 책임, 재정 확보의 어려움 등 많은 이유들이 있겠지만, 실제 선교사로서의 헌신에서 후퇴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상실, 매일의 경건 훈련 부족, 지속적인 동기부여의 부족, 인격 훈련과 사역에 관련된 지속적인 훈련과 공급의 부족 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교동원은 일차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선교의 필요를 알리고 헌신을 촉구하는 것이지만, 더 나아가 헌신한 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사역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선교에 헌신한 이후 선교지에 가기까지의 단계를 본다면 선교헌신 확인단계, 훈련단계, 파송준비단계, 그리고 파송단계와 사후관리의 과정을 거친다. 선교 헌신자들이 중간에 탈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헌신자가 속한 공동체에서 r들에 대한 특별한 관리와 도움이 주어져야 한다. 선교헌신 확인단계는 헌신자가 속한 교회 혹은 학생단체에서 주로 이뤄진다. 이때 공동체에서는 선교 헌신자의 헌신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적절히 반응한 것인지를 공동체적으로 확인해 주고, 만일 그럴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지지해 주어야 한다. 훈련단계는 소속 공동체와 해외선교 전문단체의 협조 하에 일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선교 헌신자가 두 공동체에 소속해야 하는 것으로 인한 긴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두 공동체는 헌신자가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한다. 훈련단계는 헌신자의 필요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고 적절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파송단계는 파송의 모체인 지역교회와 헌신자가 소속해서 일할 해외선교 전문단체가 잘 협력해야만 적절한 후원, 선교사의 은사와 선교지의 필요에 부응하는 파송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선교동원가들의 동원

 우리에게는 ‘선교동원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선교동원가’란 새롭고 특별한 사역이라기 보다는 각 지역 교회 목회자, 학생단체 간사, 해외선교단체 선교사, 평신도 등 각자의 위치에서 세계선교가 구체적으로 일어나도록 일하는 자들이다. 물론 선교동원만을 전임으로 사역하는 사람들도 나와야 하지만,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선교동원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각 교회나 공동체는 그 안에서 선교 동원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해 내야 한다. 또 교회, 학생단체, 해외선교 전문단체 간의 긴밀하고 전략적이고 실제적인 협력이 일어나기 위한 촉매자의 역할을 할 사람도 나와야 한다. 특히 잠자고 있는 지역교회의 수많은 선교자원을 이끌어내고 동력화하는 일을 하는 동원가도 나와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선교동원가들이 선교에 대한 바른 지식과 태도를 가지도록 돕고 훈련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따라서 잘 준비되고 잠재력 있는 동원가들을 발굴하고 훈련시키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동원가’는 먼저 영적 부흥을 경험한 자이어야 한다. 선교는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가 아니다. 선교는 영적부흥과 회심 그리고 각성을 경험한 자가 복음을 알지 못하는 자들에 대한 열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동원가가 이러한 영적 부흥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영적부흥과 각성을 경험한 선교자원을 발굴해내지 못할 것이다. 둘째로 ‘동원가’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자라야 한다. 선교동원은 무조건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이 아니라 선교지의 필요와 상황 그리고 전략적인 선교를 위한 전략적인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셋째로 ‘동원가’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은사가 있어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선교적 상황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잘 전달함으로 선교적 필요를 향해 사람들을 설득해 내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여야 한다. 넷째로 ‘동원가’는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 선교동원은 자신의 공동체를 위해서 사람과 자원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세계를 바라보고 그 모든 세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선포되는 것을 위해 일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동원가’는 섬기는 자이다. 동원가는 자신의 일을 위해 일하는 자가 아니라 좋은 선교사를 발굴하여 선교현지에 보내는 사람이다. 따라서 어떤 관점에서 보면 동원가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뒤에서 일하는 자가 되야 한다. 결국 남을 섬기는 일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기뻐하는 자라야 한다. 그러나 동원가는 그 누구보다도 큰 비전을 가진 자이어야 한다. 자신이 한 사람의 선교사로, 현지에 가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보내는 일을 통해서, 자신이 꿈꾸는 세계 복음화의 비전이 실제로 미래에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는 믿음과 비전을 가진 자여야 한다. 이런 자들이 많이 발굴되고 선교동원 사역에 그 리더십을 발휘할 때 한국 선교동원의 미래는 밝다.

선교동원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사명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며 모든 족속과 열방이 그리스도를 주라고 시인하는 일은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다. 특별히 오늘이라는 역사적 시점에서 하나님께서는 이 일의 일부분을 한국 교회에 맡기셨고, 한국 교회 전체가 선교에 동원되며,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세계선교의 비전을 보고 온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일이 일어나길 원하신다. 이것이 지금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를 축복하시고 한국의 젊은이들을 일으키시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전을 보고 세계 복음화를 위한 선교동원을 이루는 일은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의 큰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것이다.

 

한철호 | 선교사∙선교한국 상임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