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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2 통권 178호     필자 : 김주한 프린트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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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가 2세대의 출발점 (현대신유학의 여정6)
-전목의 사상과 유학적 특성-


“
첫째는 반드시 중구민족의 과거문화의 변천의 진면목을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일반적으로 중국의 과거 정치•사회•문화•사상의 다양한 변천을 알고자 하는 뜻을 지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제공하여야 한다. 둘째는 지나간 역사의 연속적인 맥락 속에서 그에 조응하여 중국의 다양하고 복잡하며 풀기 어려웠던 문제들을 드러냄으로써, 일반적으로 현실을 혁신하려는 뜻을 지닌 사람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참고로 삼게 해야 한다. 전자는 적극적인 면에서 국가와 민족의 영원한 생명의 원천을 찾아냄으로써 전체 역사의 원동력이 되는 정신으로 삼는데 있고, 후자는 소극적인 면에서 국가와 민족의 가장 절실한 병통의 증세를 제시함으로써 당면한 방안을 개선하는데 있어서 근본으로 삼는데 있다.” –전목(钱穆)-


2세대에 들어선 현대신유학의 학문적 심화

중국이 서구열강의 도전에 대한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후 1930-40년대 항일운동시기를 맞아 더욱 절실한 문화구국의 바람이 불었다. 그것은 이전의 서양과 서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의 개혁개방의 논쟁보다 중국전통문화 자체를 어떻게 수호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지의 문제였다. 항일전쟁으로 인해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의 ‘민족성’이 되었고 풍우란(冯友兰), 하린(贺麟), 전목과 같은 중국문화의 전통성과 현대성의 조우를 고심하던 2세대 현대신유학자들이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2세대 현대신유학자들은 모두 해외유학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이로 인해 그들에게 서양문화는 하나의 관념이 아닌 체험적인 인식이었으며 서양철학의 방법론을 가지고 중국사상의 특징을 보다 명료하게 분석하는데 힘썼다. 정가동(郑嘉栋)은 이를 ‘신유가 제1대가 주로 불학(유식학, 唯识学)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어 유가철학을 충실하게 하고 발전시키고자 시도하였다면 신유가 제2대는 직접 서양철학 속에서 방법을 찾아내어 중국철학을 수정하고 완전하게 하였다.’라고 평가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하린은 당시 중국철학(유학)에 대하여 ‘➀ 이 몇십 년 동안에 육왕학(陆王学)이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➁ 유교와 불교의 대립이 새로운 조화를 얻었다. ➂ 리학 중의 정주학(程朱学)과 육왕학 양 학파의 대립이 새로운 조화를 얻었다. ➃ 중국철학사에 대한 새로운 정리가 이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볼 때, 불학과 서학의 영향으로 유학의 공맹학, 정주학, 육왕학이 종합 발전했다는 ‘순수한 정통철학’의 발전이라는 표현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세대가 중국의 전통문화를 공맹학의 범주에서 새롭게 자각한 시점이었다면 2세대는 그것을 더욱 확장하여 정주학과 육왕학으로 심화시킨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세대 학자인 하린은 육왕학의 심학에 더욱 관심하였고 풍우란은 정주학의 리학에 몰두하였다. 그러나 2세대를 말할 때, 심학과 리학의 분화보다는 2세대의 출발점인 중국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먼저 다루고자 한다.
 

전목의 역사인식과 현대신유학 이론화의 출발점
전목(1895-1990)은 역사학자로서 중국통사를 가르쳤고 그의 저서 《국사대강(国史大纲)》은 1940년대 중국 각 대학의 역사교과서로 사용될 만큼 크게 보급되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항일운동시기에 중국의 민족성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2세대 학자들은 유학의 정신을 설파했고, 전목의 역사연구는 이를 철학적인 관념뿐만이 아닌 탄탄한 역사이해에서 기능하게 하였다. 전목은 사학을 통해 당대 중국의 현실을 변혁하고자 하였는데, 근대의 여러 학파들이 모두 역사를 해석하는 관점의 차이에서 마찰이 있음을 지적했다.
 

전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통파는 암송을 주로 하는데 전장제도(典章制度)에 정통하며 과거의 행적에 대하여 박식하다. 과학파는 과학적 방법으로 나라의 고유한 문화나 학술을 정리하는 조류를 계승하여 성립되었다. 이 두 학파의 역사를 다루는 방법은 한결같이 역사재료의 측면에 편중되어 있으며 체계적이지 못하고 무의미하여서 곧 일종의 책 속의 지식이 되어서 당면한 현실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오직 혁신파만이 역사를 다룬 것이 의미를 지니고 체계를 갖추었고 사학이 그들이 직면한 현실과 합치되도록 노력하였으며 전체의 역사를 파악하려고 하였다. 또한 그들은 종종 자기 민족과 국가의 과거의 문화적 성과에 대한 평가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그들은 지식을 구하기에 급급하여 역사자료를 검토하는 데에는 등한하였다.’
 

전목은 역사연구가 ‘현실에 합당하도록 추구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각 학파의 정치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를 취사선택해서는 안되며 이는 곧 ‘역사의 구호를 빌어서 그들의 현실에 대한 개혁을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를 통해 볼 때 전목은 당시 중국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정말로 중국의 민족성과 정신의 부흥을 위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정치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는가에 대해 냉철히 질문했다.
 

1세대를 넘어 발전을 이룬 2세대의 출발점이 어디인가를 추적할 때, 중국전통문화에 대한 전목의 관심, 곧 그의 역사를 바라보는 경외감과 성실함에서 출발해야 함을 다시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는 후에 3세대 학자들의 <중국문화선언>에도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바라보는 기본 관점으로 작용한다.
 

역사연구의 의미
이후의 유학은 심학과 리학의 논쟁으로 심화되는데, 전목을 출발점으로 삼자면 그의 저서인 《주자신학안(朱子新学案)》이 대표 저서이다. ‘주자’라는 인물을 다룰 때, 그는 주자의 글이나 말에만 천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체험과 사상의 배경까지 주목한다. 곧 철학을 사상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역사로 보는 그의 폭넓은 시각이 녹아져 있다. 우리는 철학이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을 때에만 의미 있는 것임을 역사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그러므로 역사는 과거의 잣대가 되는 동시에 미래의 푯대가 되는 것이다.
 

전목은 ‘지나간 과거의 역사에 대하여 일종의 혁명적 경멸감을 가지는 것은 모두 일체의 진정한 진보의 적이다. 오직 과거에 의거하여야만 현재를 인식할 수 있으며, 또한 현재에 대하여 진실한 인식을 가져야만 현재에 대하여 진실된 개혁과 진보를 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역사지식에서 귀하게 여기는 것은 과거를 거울삼아서 현재를 아는 것뿐 아니라 미래의 정신을 위하여 그 일부를 낳고 기르며 이끄는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전목과 같이 전통과 현대가 만나지기 위해 긴 역사의 간극에 깊은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사진 | 바이두
김주한 | 길가에교회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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