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중국에서 단기선교를 인도하는 중에 어느 교회 집사님이 제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선교사님, 도대체 중국이 뭐가 그리 좋아서 이렇게 와서 고생하시면서 선교를 하시나요?”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그 집사님의 질문에 대답한 말이 “집사님, 이 땅에는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은혜가 있어서 제가 이곳에 와서 선교하며 헌신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 근처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놀다가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면 환호를 치며 나는 언제 한번 비행기를 타보나 꿈꾸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뒤늦게 대학을 진학해서 다니면서 인생에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렇게 방황하는 중에 마침 캠퍼스 안에 선교단체를 알게 되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회심하고 신앙과 믿음도 쌓고 선교훈련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0년 2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평신도선교사로 중국에 파송되었습니다. 당시 제 나이는 27살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타보는 비행기가 너무 신기했고 비행기가 이륙할 때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그때 생각했던 것은 ‘내가 하나님께 선교사로 헌신했더니 하나님이 꿈에도 그리던 비행기를 태워주시네’라며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선교훈련을 받으면서 하나님이 나를 도대체 어디에 쓰시려나? 어느 나라로 보내시려나? 늘 기도하며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장 가난하고 복음이 필요한 나라를 생각하니 아프리카가 생각이 나서 아프리카로 보내주려나 매일 묵상하고 인도하심을 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창세기 35장 10절 이하를 묵상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네 이름이 야곱이지마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겠고 이스라엘이 네 이름이 되리라 하시고 그가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이라 부르시고 하나님이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생육하며 번성하라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 왕들이 네 허리에서 나오리라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준 땅을 네게 주고 내가 네 후손에게도 그 땅을 주리라”라는 말씀을 읽는데 그 순간 제 가슴에 깊이 와 닿는 말씀이 지금의 개역개정 성경에는 “한 백성과 백성들의 총회가 네게서 나오고”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그 당시 제가 보던 개혁한글 성경에는 “국민과 많은 국민이 네게서 나고”라는 구절에서 “많은 국민”이 라는 말씀이 가슴 깊이 와 닿으면서 혹시 “중국”으로 나를 보내시려는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눈물을 흘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서 저희 선교단체가 원래는 인도네시아로 단기선교여행을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중국으로 단기선교여행 장소가 바뀌게 되면서 저는 직감적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는 생각을 가졌고 그렇게 인도하심을 따라 처음으로 중국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중국을 오가는 비행기에서 저는 기도했습니다. 창세기 35장의 말씀으로 저를 불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저의 연약함과 기드온 같은 신앙을 고백하면 한 번만 더 말씀으로 부르시면(Calling) 제 평생을 하나님께 헌신하겠다고 기도했더니, 단기선교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코스타(KOSTA)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날 저녁집회에서 설교를 하시는 목사님께서 '오늘 이 저녁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은 이사야서 43장 1절 말씀입니다'라며 말씀을 봉독하시는데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조성하신 자가 이제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것이라”이 말씀을 읽으시는데, 저에게 이렇게 들렸습니다. ‘게바야, 너를 창조한 나 하나님이 이제 네게 말하느니라 게바야 너를 조성하신 나 하나님이 이제 말하느니라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라고 들리는데, 창세기 35장을 묵상할 때처럼 감동이 되고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저는 그렇게 부르심을 받고 선교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제 평생을 중국을 위한 선교사로 헌신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신앙이 없으십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선교사로 간다고 하니 여러 걱정과 염려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중국에는 집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도대체 뭘 입고 먹으면서 살려고 하느냐, 도대체 왜 갈려고 하느냐”라고 걱정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아버지께 드린 말씀이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하나님이 다 책임지시고 채워주실 것입니다’라고 했더니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2000년 파송을 받고 지금까지 중국선교사로 사역하면서 때마다 순간마다 주신 특별한 은혜를 생각하면 지면상에 다 말할 수도 채울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중국에서 많은 은혜와 복을 주셨습니다. 물론 제가 이런 은혜와 복을 바라고 선교사가 된 것은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순종했더니 하나님이 거저 주신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국에 있으면서 30, 40대 젊은 분들의 고민과 삶을 들여다보면 정말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려가고 거기다 신앙생활도 감당해야 하고, 가족과 친인척들, 친구들, 직장동료들까지 챙기려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차라리 그 수고와 열심과 시간을 선교에 헌신해서 하나님께 드렸다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시고 은혜를 주실까 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2년 정도 언어를 익히고 작은 가정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일 년쯤 교회를 이끌어 가다보니 혼자 사역하기 힘이 들고 특히 형제 혼자서 교회를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동역할 수 있는 동반자를 주시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중에 앞서 오신 선교사님에게 신앙양육을 받던 중국인 자매와 교제를 하게 되고 6개월쯤 교제하다가 기도에 응답받고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임신 9주에 접어든 둘째 아이를 주셔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8월 한국에 귀국하기 전까지 14년 동안 중국에서 선교사로 헌신하고 살면서 되돌아보면 나는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중국선교에 헌신하여서 시간과 물질과 인생을 드렸는데, 하나님은 내게 건강도 주시고 선교현장에서 좋은 만남도 주시고 인도하심을 따라 가정교회도 개척하고 결혼도 해서 가정을 이루며 부족함이 없는 삶을 살도록 채워주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14년 동안의 사역을 정리하고 잠시 한국에 머물기 위해 부산공항으로 입국했습니다. 부산공항에 내렸지만 누구 하나 반겨주는 이가 없었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앞으로 우리 가정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앞이 캄캄했습니다. 부산에서 대구로 가는 리무진 버스 안에서 하나님께 원망 섞인 기도를 드렸습니다. “14년을 중국에서 하나님을 위해 헌신적으로 선교하며 살았는데 결과가 이게 뭡니까? 갈 데도 없고 오라는 데도 없고 돈도 없고.” 상심이 큰 나머지 기도에 원망이 섞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게바야, 너 처음에 중국 갈 때 뭐가 있었냐? 아무것도 없이 중국 가서 살면서, 내가 너에게 집도 주고 교회도 주고 결혼해서 가정도 주고 부족함이 없이 살도록 해 주지 않았느냐, 걱정하지 마라. 앞으로 한국에서 삶도 내가 채워줄 것이니까 걱정하지 마라”라는 음성을 듣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중국에서 함께해 주셨던 하나님이 이 한국에서도 함께해 주시리라는 응답과 확신이 저를 다시금 새롭게 했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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